한가위와 더불어 민족 최대의 명절로 꼽히는 설이다. 오랜만에 흩어져있던 가족과 친척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이자, 서로에게 덕담을 나누며 복을 기원하는 명절이다. 혼자만이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아닌 서로의 복을 빌어주고 덕담을 나누는 민족. 예로부터 복에 대한 생각이 남달랐던 우리 민족은 복주머니에 복(福)자를 아로새겨 복을 기원했고, 복조리를 서로 나누며 복 받기를 염원했다. 

비록 우리 민족의 이러한 풍습이 많이 축소되기는 했지만 아직은 서로에게 복을 빌어주는 인의예지(仁義禮智)의 심성은 남아있는 듯 복주머니와 선물을 싸는 전통보자기 등의 전통공예품을 선물하는 것이 유행이라고 한다. 이에 소장용이나 선물용으로도 한창 인기를 모으고 있는 전통공예장식품을 직접 만들어 판매하는 곳을 몇 군데 찾아가봤다. 이번 설에는 주변 사람들에게 우리네 문화와 심성을 담고 있는 전통공예품을 선물하며, 복을 기원해보는 것은 어떨까.
 

  ▲ 서울 인사동 국제자수원 전시관 내부. 직접 수놓아 만든 다양한 자수 작품이 전시돼 있다 [사진=이현정 기자] ⓒ천지일보(뉴스천지)

국제자수원

[천지일보=김성희 수습기자] 크리스마스하면 ‘트리’ ‘산타’ ‘캐럴’ 등이 생각나듯이 우리나라의 고유명절 중 하나인 설하면 ‘까치’ ‘떡국’ ‘세배’ ‘한복’ ‘복조리’ ‘복주머니’ 등 머릿속에 떠오르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중에서 우리네 문화를 느낄 수 있는 곳. 인사동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명절을 앞두고 찾은 인사동엔 자수를 수놓은 전통공예품들이 눈에 띄었다. 
 
설을 맞아 선물을 준비하는 이들을 위한 보자기 선물포장, 한복에 장식하는 노리개, 세뱃돈이나 선물을 넣어 주는 복주머니 등은 형형색색의 색감과 한국 전통의 미로 무장해 한국인뿐만 아니라 외국인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인사동 거리에 자리 잡고 있는 국제자수원은 옥당 장옥임 선생이 1979년 동양자수연구원을 설립한 후 1983년 인사동에 개원했다. 이후 3호점까지 개점한 데 이어 SUYEH(수예)라는 브랜드를 탄생시키기도 했다. 
 
국제자수원 전시관에는 다양한 자수제품들이 전시돼 있다. 옥당 장옥임 선생은 “설을맞아 선물의 수요가 늘고 있고 이와 함께 우리나라 전통의 포장법인 보자기 문화가 다시 부활하고 있으며, 자수제품은 정성이 담겨 있어 고객들이 선호한다”고 말했다. 
‘복(福)을 싸서 간다’는 의미가 담겨 있는 보자기포장 문화는 예로부터 혼수나 귀한 선물을 포장할 때 사용된 전통적인 포장문화다. 물빨래할 수 있는 물공단 소재를 사용한 보자기에 손으로 자수를 놓아 기품 있는 선물포장을 하면 주는 이나 받는 이 모두 기분 좋은 선물이 될 듯하다.
 
복주머니 역시 ‘복(福)을 담아 준다’는 의미로 사용되는데 복(福)을 자수로 수놓아 그 의미를 더했다. 여기에 오방색을 사용해 만든 아기자기한 복주머니는 아이들에게 세뱃돈이나 선물을 넣어 주기 위해 많이 구입한다. 
설날 아침 지내는 차례에 쓰이는 술병에도 정성을 담는 의미로 보자기포장을 활용했다. 한복 깃을 형상화한 보자기포장은 외국인들에게도 인기가 좋아 와인커버로도 활용된다.
 
인사동 쌈지길에 위치한 오티티갤러리(OTTgallery)에서 판매하는 전통옻칠제품은 천연색을 입혀 세련미를 더해 젊은 층에게 인기가 높다. 찻잔 세트와 주발 세트가 가장 인기 있는 제품으로 물푸레나무에 천연물감을 사용해 색을 입히거나 그림을 그려 넣었다. 거기에 자개로 장식을 달아 고급스러움을 더해 선물용으로 손색없다. 
 
설의 의미와 절차가 점차 간소화되는 요즘 전통을 되살리는 선물과 소품들은 새해를 맞은 우리에게 전통의 소중함과 가치를 상기시킨다. 임진년 새해에는 사랑하는 가족·친지, 지인에게 전통의 멋과 정성이 듬뿍 담긴 선물로 마음을 전해보는 건 어떨까.

천지일보 2012-01-21,

김성희 수습기자  |  kimsh@newscj.com